곽호순병원 웹진34호

코로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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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원장 류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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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부푼 마음을 안고 시작했던 2020년 이었지만 우리는 연초부터 별안간 닥친 코로나사태로 요란하게도 새해를 맞이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코로나의 여파가 지금 이 순간 까지 우리사회에 미치고 있는 나비효과를 예상한 이들도 많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하는 수 없이 집에 묶여 지내야했던 수개월 동안 우리는 아무런 조건도 대가도 없이 우리에게 주어졌던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의 가족, 친구, 연인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웃고, 떠들고, 함께 밥을 먹고, 산책을 나가는 등 우리가 당연히 누려온 모든 일상이 “STOP” 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운동은 무기한으로 연장되었죠. 우리의 일상은 생기를 잃었고, 그간 회피해왔던 내면의 결핍에 어쩔 수 없이 직면하게 되는 이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죽은 남편에 대한 상실감을 활발한 사회활동을 통해 극복해왔다 생각했지만 홀로 있는 동안 깊은 우울감에 직면하게 되면서 갑작스런 치매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 질병)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강박증상을 호소하기도 하는 등 묵혀둔 심리적 취약성이 이윽고 자취를 드러내게 된 것이지요. 최근 임상 장면에서는 코로나 '우울’,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보면 인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 상호작용을 통해 상처받고 치유 받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관계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에게 사회적 단절이 크나큰 결핍을 안겨준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도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되어 온 논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질병재난 시대를 맞이한 우리는 지금의 현 세태를 받아드리고, 단절 속에서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여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이를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홈 트레이닝을 통해 활동성 늘리기 : 우울/불안증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내면의 고통에 집중하게 되면서 자연히 활동성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결국 끝없는 무력감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운동이 행복 중추와 관련된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시킨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요. 코로나로 인해 헬스장은 물론 집 앞 산책도 꺼리는 분위기며, 오죽하면 확진자가 아닌 확 자가 되었다며 토로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면역력도 약해지고, 질병에 더욱 취약한 상태가 되기 쉬운데요. 요즈음과 같이 개인채널이 활성화되고, 정보가 넘쳐나는 영상 매체를 활용 해 각자의 요구에 맞는 홈 트레이닝을 실천해보는 것도 활력을 북돋우는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챙김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기 : 하루 중 15~30분 정도 다른 잡념에 쏟는 에너지를 모두 거두어들이고, 특정 한 대상에 몸과 마음을 다 해 몰두하면서 깊은 심호흡을 들이내쉬는 훈련을 하는 것은 집중력 및 기억력 향상을 비롯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마음을 안정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 등에 대한 판단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고통감을 일으키는 자극에 거리를 두는 일은 통제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다루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감정일기 쓰기 : 우리는 하루 24시간을 살아가며 TV를 보고, 타인과 대화를 나누며, 일을 하고, 청소를 하는 등 나 이외의 것. , ‘외부에 관심을 두고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하지만 정작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면서 순간순간 내가 어떤 감정과 생각을 했는지는 매우 등한시하기 쉽습니다. 물론 모든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겠지만, 하루를 돌아보며 강렬한 감정과 생각을 느꼈던 때를 정리해보는 일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고, 감정적 피로도를 떨어트릴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더욱이 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TV매체를 시청하는 것이 아니고, 펜대를 잡고 종이에 글을 쓰는 정적인 활동은 숙면을 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코로나 블루로 온 국민이 침체되어 있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연 새로운 시대를 받아드리며, 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이를 통해 얻은 에너지로 단절 속 단합을 시도해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개인이 감당하기에 벅찬 스트레스를 경험하시게 된다면 언제든지 병원으로 내원 해 상담 요청해주십시오.